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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7 현대건설 '이명박 신화'는 없었다 080730
“나는 생각이 좀 다른데, 현대건설에 ‘이명박 신화’는 없었어요. 이 대통령이나 내가 입사할 때 이미 현대건설은 국내 5대 건설사였습니다. 현대건설의 성장은 전적으로 사주인 정주영 회장의 덕으로 봐야 해요. 모든 아이디어, 전략, 결단은 정 회장에게서 나왔죠. 오너가 모든 걸 결정하는 것은 전세계 기업이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의 사람은 스태프에 불과해요. 정 회장이 현대건설의 리더십 그 자체였고 이 대통령은 스태프 중의 수장이었다고 할 수 있죠.”
 
 
이명박 대통령과 현대건설에 같은 시기에 입사했고 오랜시간을 함께 일했던 이상백 전 벡텔 부사장이 신동아와의 인터뷰 중 한 말입니다.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네요. 이명박 대통령은 토목은 모른다, 직무관련 윤리적 기준은 엄격했었다 등... 일부분을 발췌해서 옮깁니다.
 
원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사이트 주소로 방문하세요.
 
 
▼ 국내 유력 건설회사들은 한반도대운하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반도대운하 사업은 꼭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재직 시절, 사장이 되기 전까지는 관리·재정 파트에서 일했어요. 당시 현대건설의 인사 스타일은 여러 부서를 두루 거치도록 하기보다는 특정 파트에서 쭉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죠. 이 대통령은 토목은 몰라요. 한반도대운하는 전 국토가 영향을 받는 토목사업인데 말이죠. 내 전문분야여서 대운하 사업 내용을 관심 있게 살펴본 바 있는데, ‘해서는 안 되는 사업’입니다. 재앙이 될 거예요.”
 
 
▼ 한때 회사를 함께 다닌 건설회사 CEO가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건설업은 아이디어,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사업이에요. 인류의 문명도 건설에 기반한 것 아닙니까. 또 건설업은 금융산업이고 정보산업이죠. 따라서 건설업을 잘하면 어떤 비즈니스도 잘할 수 있다고 봐요. 건설회사 CEO 경력은 이런 점에서는 국정(國政) 운영에 큰 보탬이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건설업에서는 계약하고 기성금 탁탁 나오는 것만 생각합니다. 생산성, 흑자 딱 두 가지뿐이죠. 국정은 그렇지 않아요.”
 
 
▼ 국정에서도 효율과 생산성은 중요한 가치라고 봅니다. 이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해 많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는데요.
 
“그런데 언제 경제가 죽었었나요?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참 고생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이 족쇄가 될 테니까. 국민은 오랫동안 기다려주지 않아요. 빨리 피부로 느끼고 싶어하는데 유류가 인상 등 대외여건은 시계(視界) 제로 상태죠.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경제강국)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성장 우선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2만달러 시대 경제 프레임은 달라야 해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2만달러에서 어떻게 더 앞으로 나아갔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어요. 양극화나 빈부격차 문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 없이는 선진국으로의 성장은 어렵다는 거죠. 양극화 해소 노력이 오히려 성장동력이 될 수 있어요. 지금 중요한 건 사회복지나 의사소통의 문제예요. 국민이 원하는 것이 ‘웰빙’이라면 정부 정책도 성장 제일주의가 아닌 웰빙으로 바꿔야 하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기조나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건설회사 사장은 자기의 언어를 부하들이 빨리빨리 알아들어야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손발 맞춰온 측근들만 중용하죠. 말 한마디에 기계처럼 착착 움직이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측근 그룹에서만 사람 뽑아 쓰는 이런 방식으로 정부 인사를 하면 국민이 등을 돌려버려요. 옛날 한국 건설회사에선 오너가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했는데 대통령은 장관, 수석, 공무원을 그렇게 다뤄선 안 돼요. 전부 대통령만 쳐다보면서 ‘어찌 하오리까’라고 하면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죠. 현 정부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개선이 필요해요.”
 
 
▼ 국민과의 소통은 어떻습니까.
 
“이제는 ‘CEO 대통령’이라는 말이 안 나왔으면 합니다. 누가 대통령의 부하죠? 국민이 대통령의 부하인가요? 이 대통령은 근면, 성실로 30대에 사장이 됐는데 그건 정주영 회장의 평가기준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죠. 대통령은 지금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하겠지만 국민의 대통령 평가기준은 근면, 성실이 아니죠. 오히려 많은 사람은 ‘대통령이 새벽부터 일어나 뛰는 바람에 우리는 피곤하다. 웰빙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생각해요.”

Posted by 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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